나이가 들어서인지 냄비를 약간씩 태워먹는 빈도가 높아지더니 마침내 어느 날 사고를 치고 말았다. 냄비가 새카맣게 타서 다시는 쓸수없게 된 것은 물론이고 연기가 온 집안을 덮어 난리가 났고 그 냄새가 며칠동안 잘 빠지지 않아 고생을 했다. 이를 보다 못한 둘째 아들이 인터넷을 검색하더니 이게 제일 좋아보인다고 헤스타를 추천해주었다.
인터넷으로 주문하자 얼마 안 있어 기사님이 물건을 직접 가지고 와서 설치해 주었다. 헤스타를 설치하자 가족들이 이구동성으로 부엌이 첨단적인 느낌이 난다고 했다. 스르르륵 하고 켤때나 꺼질 때 나는 소리가 첨단의 느낌을 더했다. 기능도 확실해서 요리가 끝나 불을 끄면 자동으로 헤스타도 스르르륵하고 닫히면서 가스공급을 차단할 뿐 아니라 설정해놓은 시간이 다 돼도 역시 정확하게 차단이 작동된다. 기본설정은 30분인데 이 정도면 간단한 요리는 거의 가능하고 필요에 따라 5분또는 10분 단위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설정시간을 줄이는 건 자리를 잠시뜰때 아주 유용하다. 예를 들어 라면을 끌이다 급히 화장실을 다녀 올 거라면 라면이 다 익을 시간만큼만 남겨 놓고 자리를 떠도 알아서 시간이 되면 가스를 잠가주니 얼마나 편한가.
그리고 이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효과인데, 시간 측정이 가능해지니 덤으로 요리에도 노하우가 쌓여가는 걸 느낀다. 요리란 시간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는데 헤스타를 사용하면 저절로 경과시간이 체크되니 어떤 것을 어느 정도의 불로 얼마나 끓이거나 익혀야 제맛이 나는지 경험치가 쌓여서 조리과정을 조금씩 개선해나가기가 쉬워졌다. 물론 어떤 요리가 어느 정도의 시간이 요구되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머리 속에 축적되고 있어 실로 놀라움을 느낀다.
이렇게 되니 가스가 절약되는 부수적인 효과가 또 생기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헤스타를 만난 건 우연이었지만 정말 긴요하고 고마운 내 운명이 된 느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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